소규모 돌잔치 준비하기 (장소선정, 답례품, 총비용)
돌잔치 [명사] 첫돌이 되는 날에 베푸는 잔치.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면 잔치를 합니다. 옛날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아서 돌 전에 죽는 아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생일인 돌잔치는 1년을 무사히 넘긴 것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또 1년간 아기를 잘 돌본 부모를 격려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손님을 초대하는 돌잔치를 생략하고 가까운 가족만 모시고 돌을 기념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희도 처음에는 가족과 식사하는 것으로 아이의 첫 생일을 계획했으나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몇 분이 소식을 물어주시고 함께 하고 싶다고 하여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20명 안되는 소규모 돌잔치였지만요.
돌잔치 준비과정
1. 날짜, 시간 선정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돌잔치 날짜를 정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생일 전주나 전전주 주말에 많이들 합니다. 생일을 미뤄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생일 해당 주나 다음주에 하기도 합니다. 생일 기준으로 앞으로 2주, 뒤로 1주정도로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시간은 점심이나 저녁시간이 좋고 아기의 낮잠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인원수 파악
대략적인 인원수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관 홀을 예약할 때 최소 보증인원을 알려줘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 곳은 다행히 10명 소규모도 가능한 돌잔치 뷔페였고 "보증없이 오시는 인원으로 식대를 계산"한다고 계약서에 명시해 주었습니다.
3. 장소 선정
호텔, 한옥, 컨벤션, 중식당, 돌잔치 전문 뷔페 그리고 집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장소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와 음식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무래도 집 근처를 먼저 알아보게 되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다면 집 근처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이의 컨디션을 고려해서 집에서 30분-40분 이내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멀리서 대중교통으로 오는 분들을 생각해서 역이나 터미널 근처로 선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후기를 살펴 고객들의 만족도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식은 맛있는지, 서비스는 어떤지, 비용은 괜찮은지 등을 알아봐야 합니다. 이동거리, 교통, 식사, 비용, 보증인원 여부, 해지 시 위약금 여부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4. 옷 준비
양복으로 할지 한복으로 할지 정해야 합니다. 엄마, 아빠, 아기의 옷 종류를 통일하면 사진이 더 조화롭게 나옵니다. 양복으로 할 경우 남아는 턱시도, 여아는 드레스를 준비하면 됩니다. 이때 아빠는 정장을 입고 엄마는 보통 흰색 계열의 원피스나 차분한 드레스를 입습니다. 요즘은 분홍색이나 심지어 블랙드레스를 입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기 옷과 조화로운 색상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한복으로 할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기 옷과 조화로운지를 고려해야 하며 아기가 더 돋보일 수 있게 부모님은 차분하고 톤 다운된 색상으로 선택하면 좋습니다.
돌잔치 옷 비용이 한 번 대여하는데 몇 십만원씩 하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요. 아기 옷은 중고거래로 구매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5만원대 저렴한 흰색 원피스를 샀고 남편은 가지고 있는 검은색 정장을 입었고 아기 흰색 드레스는 중고거래로 2만원에 구해서 잘 입혔습니다.
5. 헤어메이크업 예약
처음에는 제가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돌잔치 당일에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이 아기 컨디션이고 아기 이유식도 먹여야 하고 답례선물도 잘 챙겨가야 하는 등 신경쓸게 많은데 집에서 화장하고 갈 시간이 될까 싶었습니다. 화장하더라도 만족스럽게 될까? 절대 아니라고 판단하여 급하게 2주 전에 연락하여 연계된 곳으로 헤어메이크업을 예약했습니다. 좋은 결정이었습니다. 역시 중요한 날의 헤어메이크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아빠도 꼭 같이 예약해서 받으세요. 의상에 맞게 잘 해주십니다.
6. 사진 촬영 예약
스튜디오에서 성장사진으로 300일 촬영이나 돌촬영을 한 경우라면 돌잔치에서는 원판사진, 스냅사진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성장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돌잔치 스냅사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사진사에게 맡기면 A컷 사진도 B컷 사진도 확실히 잘 나옵니다. 저희는 스튜디오에서 성장사진을 찍어서 돌잔치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대신 돌상이 보이게 삼각대를 설치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고, 사진은 가족에게 틈틈이 찍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7. 초대장 제작
요즘은 대부분 모바일 초대장을 만듭니다. 돌잔치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연계된 곳에서 초대장을 제작하면 됩니다. 혹은 포털에서 '돌잔치 초대장'을 검색하면 저렴한 가격의 상품들이 많습니다. 별도의 초대장을 만들지 않는다면 날짜와 장소, 시간을 문자로 보내도 됩니다. 이때 찾아오는데 헷갈리지 않게 지도에서 장소를 캡쳐해서 이미지로 보내도 좋고 주변에 큰 건물이나 역명을 기재하며 주차장 정보도 자세히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8. 손님 초대
보통 3주~4주 전 초대장을 보냅니다. 초대장을 보내며 참석에 부담을 갖지 마시라고 문자도 넣었습니다. 실제 행사일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게 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저희는 그날 눈이 많이 와서 제 고향에 길이 얼어서 부모님께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전화해 참석을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안전이 우선이니까요^^
9. 성장동영상 제작
성장동영상은 돌잔치 시작 전에 손님들의 주의를 집중시킬 목적으로 보여주기 좋습니다. 아이의 1년을 담은 영상을 가족, 손님들과 함께 공유하며 만들어두면 큰 추억이 됩니다. 하지만 동영상에 넣을 사진을 고르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여유롭게 준비해야 하며 시간이 없다면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돌잔치를 준비하는 길입니다. 저는 결정장애가 있어서 사진 90여 장을 고르는데만 3~4일이 걸렸습니다. 아기가 잠든 시간에만 여유가 있으니까요.
10. 답례품 준비
기쁜 날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게 당연히 비싼 선물을 드리고 싶지만 예산을 생각해야 합니다. 적게는 3~4천원 정도부터 생각할텐데요. 가족끼리 소규모로 할 경우 식사에 신경을 많이 쓰고 답례품은 따로 하지 않는 분들도 많고 모형 돌상이 아닌 실제 떡과 과일을 준비해서 개별 포장해서 나눠 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많이 하는 돌답례품은 수건, 캔들, 소금, 잡곡, 꿀, 잼, 핸드워시, 손톱깎이세트, 쿠키, 빵, 견과류, 떡, 주방세제, 비누, 방향제, 머그컵, 텀블러, 우산, 담요 등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실용적인 수건으로 준비했고 편하게 쓰시라고 아기 이름이나 생일, 문구 등 자수는 하지 않았습니다.
11. 이벤트, 이벤트 상품 준비
이벤트를 준비했다면 꼼꼼히 체크해 사회자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벤트에는 돌잡이상, 장거리상, 퀴즈상, 행운의 자리상, 호응상, 최고령상, 최연소상, 꽝상 등이 있습니다. 이벤트 상품은 답례품과 비슷하지만 더 다양합니다. 수건, 캔들, 디퓨저, 물티슈, 라면, 치킨 교환권, 커피 교환권, 세제 등이 있고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현금과 백화점 상품권이 아닐까 합니다.
저희는 이벤트는 준비하지 않았고 돌잡이 돈 걷기 또한 부담스러워서 사회자에게 돌잡이돈 걷기는 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사회자가 돌잡이돈이 없다고 얘기하면 부탁해둔 가족이 바로 돈을 가지고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12. 감사 인사말 정리
찾아와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게 될텐데요. 행사 당일에 정신이 없어서 횡설수설할 수 있으니 인사말을 짧게라도 미리 정리해두는게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누구누구 엄마입니다. 바쁘신데도 오늘 저희 아이 돌잔치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처럼 저희 아이 밝게 잘 키우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식사 맛있게 하시고 조심히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실제 진행한 돌잔치 순서
10시 - 헤어메이크업
11시 30분 - 아기 이유식 먹이기, 사회자 미팅
12시 - 먼저 오신 분들은 식사부터 하게 했습니다.
12시 25분 - 성장 동영상 상영
12시 30분 - 돌잡이 행사, 아빠엄마 감사인사
12시 50분 - 한분한분 다시한번 감사인사 드리며 답례품을 드렸습니다.
아기 컨디션이 제일 중요!
v 배고프지 않게 돌잡이 행사 전에 조금이라도 먼저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중간중간 간식도 챙겨줍니다.
v 전날 밤에 충분히 잘 재웁니다.
v 안경을 쓴 엄마라면 잔칫날에 렌즈를 착용할텐데요. 행사 며칠 전부터 아기에게 안경을 벗은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적응시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를 못 알아보고 계속 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돌잔치 비용
돌잔치 총비용은 146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주변에 보면 돌잔치 비용이 꽤 많이 들던데 저희는 그에 비하면 저렴하게 했네요. 의상비를 아낀 부분이 큰 듯 합니다. 이벤트와 이벤트상품도 준비하면 좋았겠지만 그 부분도 총비용을 절감시켰습니다. 사회자도 진행을 너무 잘 해주셨지만 따로 수고비를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5-10만원정도 드린다고들 하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았네요.
뷔페 식비 80만원
+ 상차림 30원 (사회자, 성장동영상, 모바일초대장 포함)
+ 헤어메이크업 14만원
+ 의상 8만원
+ 답례품 14만원
맘카페에서 돌끝맘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게 됩니다. "돌잔치를 끝낸 엄마"의 줄임말로 돌잔치를 무사히 치른 엄마의 후련함이 담긴 단어입니다. 돌잔치는 아기가 태어난 후 치르는 가장 큰 첫번째 행사인만큼 준비할게 많은데요. 돌잔치를 앞둔 부모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